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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하나님 집의 푸른 감람나무
본문: 시편52편
설교자: 김치현 목사 -
성경 본문
[시편 52편]
(다윗의 마스길, 에돔인 도엑이 사울에게 이르러 다윗이 아히멜렉의 집에 왔다고 그에게 말하던 때에)
1. 포악한 자여, 네가 어찌하여 악한 계획을 스스로 자랑하는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항상 있도다.
2. 네 혀가 심한 악을 꾀하여, 날카로운 삭도 같이 간사를 행하는도다.
3. 네가 선보다 악을 사랑하며, 의를 말함보다 거짓을 사랑하는도다. (셀라)
4. 간사한 혀여, 너는 남을 해치는 모든 말을 좋아하는도다.
5. 그런즉, 하나님이 영원히 너를 멸하심이여, 너를 붙잡아 네 장막에서 뽑아내며, 살아 있는 땅에서 네 뿌리를 빼시리로다. (셀라)
6. 의인이 보고 두려워하며, 또 그를 비웃어 말하기를,
7. 이 사람은 하나님을 자기 힘으로 삼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 재물의 풍부함을 의지하며, 자기의 악으로 스스로 든든하게 하던 자라 하리로다.
8.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의지하리로다.
9. 주께서 이를 행하셨으므로 내가 영원히 주께 감사하고, 주의 이름이 선하시므로 주의 성도 앞에서 내가 주의 이름을 사모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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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요약
[시편 52편] 하나님 집의 푸른 감람나무
이스라엘은 가장 약한 민족이었기에 인간이 겪는 모든 과정을 드러내게 되었고, 구제 불능의 민족이었기에 그리스도가 오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을 열었다. 이 시편은 사무엘상 21-22장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에돔 사람 도엑
도엑은 이방인으로서 사울의 목자장이 될 만큼 이스라엘 중에서 출세한 사람이었다. 다윗이 사울 왕을 피해 다급히 도망하던 중, 놉 지역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제사장 외에 먹을 수 없었던 진설병과 칼을 얻어 나올 때, 도엑이 거기 있었다.
도엑은 사울의 인정을 받아 자기 나름대로 출세했고, 더욱 인정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윗을 미행하여 사울에게 밀고하고, 제사장들과 한 마을의 모든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신하들을 다그칠 때, 도엑은 제사장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떡과 칼을 준 것을 일러바쳤다. 그로 인해 사울은 도엑을 시켜 제사장 85명을 죽이고 놉 성의 남녀와 아이들과 젖먹이까지 죽이는 등, 이스라엘 전 역사에서 초유의 사태를 벌였다.
다윗은 도엑을 가리켜 악한 계획을 가진 자, 날카로운 칼 같은 간사한 혀를 가진 자라고 했다.
뿌리가 뽑힌 사람
그 사건 이후 성경은 이 사람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다윗이 왕이 되었을 때 처단해야 했을 대표적인 사람인데, 도엑을 찾은 적도 죽음을 확인한 적도 없다. 다윗은 시편에서 이 사람에 대해 생각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뿌리가 뽑힌 사람이라고 말했다.
히브리서 기자는 “지으신 것이 하나도 그 앞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고, 우리의 결산을 받으실 이의 눈앞에 만물이 벌거벗은 것 같이 드러나느니라.”(히 4:13)라고 말씀했다. 사람은 지으신 이 앞에 서면 모든 것을 드러내고 벌거벗은 것 같이 서게 된다. 우리 중에는 악인도 있고 선인도 있다. 잘하는 사람도 있고 잘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일이 하나님 앞에 서면 그 사람 자신의 문제로 귀결된다.
사람이 피조물의 위치에 있다는 것은 자신의 판단,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마저도 최종적이라 생각지 않고 하나님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다윗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으로 살았다. “다윗이 죽인 자는 만만이다.”라고 여인들이 찬송할 때에, 사울이 자기를 죽이려고 쫓아 올 때도, 그는 하나님 앞의 한 사람으로 있었다.
우리는 지으신 이 앞에서 피조물이고, 하나님 앞에서 사람이다. 우리가 말하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 있는 사람, 하나님이 규정하신 사람’이다. 우리가 예수 안에 포함되고 그의 죽음이 우리의 죽음으로 동일시되 되는 것은, 그가 아버지 앞에 있는 사람, 아버지와 연합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십자가에서 이 사람을 보았다. 아담 안에서 사람은 모두 뿌리가 뽑힌 존재였다. 하나님에 대하여 죽은 자들이었다. 그런데 예수 안에서 세상에 대하여 죽고 하나님에 대하여 살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 하나님의 피리 소리에 함께 춤추고, 하나님의 애통함에 함께 근심하는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않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시1:3)라는 표현들은 이 나무가 뿌리를 깊은 근원에 두었기 때문에, 비바람과 메마름과 뜨거운 햇볕 같은 외부의 사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관계의 축복
하나님 말씀의 모든 열매는 관계 안에서 맺어진다. 영생은 복된 관계에서 발생한다(시133편). 의는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이다. 구속은 하나님 앞에 올바른 위치로 되돌리는 것이다. 성령의 열매 역시 올바른 관계에서 발생 된다. 예수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사람의 올바른 관계를 보았다. 그래서 바울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과 올바른 관계에 놓아주시는 길이 드러났다.”(롬3:21, 공동번역)라고 말했다.
모세는 광야 40년 길을 돌아보며 “그는 너희보다 먼저 그 길을 가시며 장막 칠 곳을 찾으시고 밤에는 불로, 낮에는 구름으로 너희가 갈 길을 지시하신 자이시니라.”(신1:33)라고 말했다. 주의 손에 이끌려온 사람은 누구라도 동일한 고백을 하게 된다. “그가 앞서 행하셨다. 내가 지나온 길은 이미 하나님이 준비해 놓으신 길이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내 인생 어느 순간도 당신이 준비해 놓지 않은 순간이 없었습니다.”라고 고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