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산상수훈을 통한 인격 회복(마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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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치가 어디서 나오는가? ​​​​
사람의 격을 가지고 살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이 무엇인가?
하나님은 우리에게서 무엇을 찾으시는가? ​​​​
산상수훈은 이런 물음에 대답하고 있다. ​​​​

가난한 자, 애통한 자, 주리고 목마른 자... 이런 자들은 지금까지 복 있는 자가 아니고 문제 많은 사람들로 취급받았다. 세상을 혁명하는데도 이런 사람들이 필요하지만,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데는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 필요하다. 다윗이 혁명을 일으킬 때, “환난당한 자, 빚진 자, 마음이 원통한 자”들이 함께 해서 장관이 되고 나라를 세웠다(삼상22:2). ​​​​

왜 천국(하나님 나라)은 꼭 이런 사람들의 것인가? ​​​​

예수님은 사람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씀했다. 사람을 재건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무엇을 잔뜩 쥐고 있는 사람보다, 허물어지고 아무 것도 없는 사람에게 하나님 나라가 훨씬 가깝다. 그래서 죄인을 부르시고, 스스로 의롭다 하는 자들을 책망하셨다. ​​​​

외식을 깨뜨림 ​​​​

하나님의 일은 일차적으로 사람이 만든 자기 의를 깨뜨리는 것이다. 사람에게 무엇을 더하기 전에 사람의 외식을 깨뜨리는 것이다. 하나님은 흔들리지 않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내가 한 번 더, 땅뿐만 아니라 하늘까지도 흔들겠다.” 말씀한다. 아담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사람처럼, 정욕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이다. 정욕의 가장 밑바닥에는 하나님처럼 되려는 정욕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위에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 들이 놓여있다. 그 꼭대기에 도덕, 율법, 상식, 인정받을 일, 칭찬들을 일을 쌓아 올린 것이다. 이런 것은 흔들리는 터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어떤 환경이 오면 일시에 무너져버린다. ​​​​

아담이 하나님처럼 되려면 외식하는 방법 밖에는 길이 없다. 그래서 예수의 눈에는 외식이 가장 문제되었다. 5장 마지막에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하셨다(v48). 6장 1절에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하시면서 외식을 경계하셨다. 기도할 때 외식하지 말라. 금식할 때 보이려고 하지 말라. 6장은 이런 내용들이다. ​​​​

7장에는 거짓 선지자들을 언급한다. 양의 옷을 입고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이다(v15).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려는 자들이다(v16).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귀신을 쫓아내며 많은 권능을 행하지만(v22),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며 주님은 그를 도무지 모른다(v23). 이 모든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다(v26). ​​​​

하나님의 일은 우리가 만든 인공물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다. 그래야 새 생명으로 다시 시작할 수가 있다. 어떤 의로운 행위가 있고 업적이 있어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생명으로 하지 않은 것은 다 인공물이고 외식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만든 것들이 다 허물어지면 원래 사람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것이 구속이다. ​​​​

“심령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나니”(5:3) ​​​​

가난한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다 가난하다. 흙은 경작하는 자가 씨를 뿌리지 않으면 황무지이다. 생명으로 덮이지 않으면 황량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하나님이 없으면 흙처럼 목적도 방향도 없이 혼란과 허무와 어두움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흙이 씨에 대해 가난하듯이,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항상 가난하고 애통하고 의에 주리고 목마를 수밖에 없다. ​​​​

하나님 앞에서 가난이 무엇인가? 자기 의가 없는 것이다. 천국은 자기 의가 없는 사람의 것이다. 사람은 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당당할 수 있고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자기가 만든 의는 회칠한 무덤일 뿐이다. 사람을 판단하고 비난하고 미워하는 모든 근거는 자기 의이다. 자기 의가 있으면 화평을 이룰 수 없고 하나님 나라가 되지 않는다. ​​​​

그러므로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말씀하였다(마6:33). 또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하셨다(고후5:22). 의에 주리고 목말라 하는 사람은 자기 의가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의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

자기 땀이 들어간 일은 내려놓기가 어렵다. 하나님의 일은 땀이 나지 않는다. 일하는 사람의 손이 보이지 않는다. 내 인생 가운데 참으로 감사할 일은 이런 일을 하고 저런 일을 해서가 아니라, 나를 허물어뜨려서 자랑할 것이 없게 하시고 내세울 의가 없게 하신 것이다. ​​​​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5:20) ​​​​

어떻게 사는 것이 서기관과 바리새인들보다 더 나은 의인가? 행위를 더 낫게 하라는 말이 아니다. 길이 달라야 한다. 생명으로 사는 길,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는 길 뿐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인들의 의는 행위로 만들어 가지는 자기 의를 대표하는 것이다. 자기가 만든 의는 사람을 살리지 못한다. 잘했다 못했다 판단하는 일에만 쓰일 뿐이다. ​​​​

생명으로 할 때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6:1). 오른 손이 해도 왼 손이 모르는 일이 된다(6:3). 내가 해도 내가 한 줄 모르기 때문에, 아무리 해도 내 자랑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랑이 될 뿐이다. 오직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 의를 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된다(6:33). 이것이 바리새인들보다 더 나은 의이다. ​​​​

누가복음에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가 나온다. 바리새인은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 하였고,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다. 결국 바리새인이 아니고 이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고 그의 집으로 내려갔다 하였다(눅18:9-14). ​​​​

바리새인보다 나은 의는 더 나은 행위가 아니라, 자기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아무 의도 내세울 수 없는 사람을 의롭게 여기신다는 것이다. 자기 부끄러움을 드러내면 그 자체가 의롭게 여김을 받는 것이다. “책망을 받는 모든 것은 빛으로 말미암아 드러나나니 드러나는 것마다 빛이니라.” 말씀했다(엡5:13). ​​​​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

어떻게 하나님 같이 온전해 질 수 있는가? 행위로 온전해 지려하면 이 말씀이 올무가 된다.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자면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아버지 앞에서는 아들이면 되고, 창조자 앞에서는 피조물이면 완전하다. 혼자서 자기 이상을 가지고 자기를 고치려 할 필요가 없다. 적재가 적소에 있으면 된다. 우리를 지으신 자를 만나면 하나도 버릴 것이 없이 온전해 진다. 시편에 “여호와께서 내게 관계된 것을 완전케 하실지라.” 하였다. ​​​​

사람은 누구도 혼자서 온전할 수 없고, 연합으로 온전해 진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하신 말씀은 연합에 관한 계시이다. 남녀 문제만이 아니라 인생이 완성되는 원리이다. 제아무리 좋은 흙이라도 흙만 있으면 붉음을 드러낸다. 부끄러움이 드러난다는 말이다. 그런데 씨가 뿌려져 푸른 생명이 땅을 덮을 때, 흙의 부끄러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7:24) ​​​​

씨는 흙에 뿌려져야 하고, 집은 암반 위에 지어야 한다. 바울은 “내가 지혜로운 건축자와 같이 터를 닦아 둔다.” 하였고,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 하였다(고전3:10-11). 하나님은 흔들리지 않는 것만 남게 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흔드신다.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유업으로 받았다(히12:27,28). 십자가에서 나타난 사람의 참 모습, 사람은 흙이라는 그 자리만 하나님이 나타나실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터전이다. ​​​​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하셨다. 이 반석이 어디인가?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곳이 어디인가? 십자가에서 드러난 사람의 올바른 위치 즉, 인격이다. 이 자리만 사탄이 틈탈 수 없고 모방할 수 없는 자리이다. 이 자리에서만 하나님의 모든 약속이 ‘예’가 된다. ​​​​